: 도구와 문자


우리는 끊임없이 기록한다. 사소하게는 개인의 일상을 담은 일기부터 국가나 인류의 대소사까지 많은 것을 기록으로 담아낸다. 우리는 항상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진과 영상을 지속적으로 촬영하고,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정보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우리는 갖가지 방법을 통해 기록하는 행위 속에서 살아간다.
기록은 무엇이며 우리는 왜 기록을 할까?
기록이라는 단어는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로 정의된다.
또한 ‘매체로 고정되어 있고 내용, 맥락, 구조를 가지며 인간 기억의 확장으로서 또는 설명 책임의무를 다하기 위해 사용되는 데이터나 정보’의 개념으로 쓰인다. 
즉, 기록은 개인이나 단체의 활동을 특정 매체에 담은 것. 이러한 개념으로 봤을 때, 기록에 있어 매체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그 증거로 매체는 수천 년에 걸쳐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기록 매체의 발전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이유를 따라가면 인간이 기록을 하는 이유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록 매체의 발전과정을 통해 인간의 기록 욕구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인간은 사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기록에 대한 욕구를 느꼈다. 인간의 본능이다.  그 증거물로 문자와 문명 발생 이전부터 동굴벽화, 그림문자를 남겼다.
초기의 회화문자는 기억을 돕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후 지속적인 기록과 발명, 기록 매체의 발전을 통해 기록 욕구를 발산하고 충족시켜왔다.  이러한 기록 매체의 발전을 세 가지 키워드로 떠올려봤을 때 ‘보존’ , ‘전달’ , ‘정확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인간은 자신들이 겪은 사건이나 행위를 더 정확하게 기록하고 더 오랜 기간 보존하여 후대 혹은 다른 지역으로 전달하기 위해 계속하여 기록 매체를 발전시켜 온 것이다.
더 나아가 인간이 어떠한 것을 기록하고, 단순한 기록으로도 모자라 사실과 더 유사하게, 그리고 더 오래, 더 멀리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그 정보의 중요성 때문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동시대 혹은 후대에 전달, 계승하려는 노력이 인간의 기억을 넘어 기록으로 발전한 것이다.
예시로 선사시대 사람들은 지도자의 죽음과 장례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표시하기 위해 고인돌이라는 기록을 택해 돌무덤이라는 기록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달되어 선사시대의 장례 양식과 당시의 생활양식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기록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기록을 할 수 있는 도구로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생각나는 장치로는 바로 ‘문자’이다.
‘회화’ , ‘조각’ , ‘건축’ , ‘사진’ , ‘영상’  등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지만 이러한것들이 존재하기 전 인간은 먼저 말을 하고 그 말을 기록하는 도구로 글자가 사용되었다.
글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승되고 계승된 기록은 전송자에 의해 재현된다. 재현된 기록은 활용되고 축적되며, 재생산된다. 이렇게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기록은 하나의 형식으로 굳어진다.
2023년에 처음 개최되는 ‘Tool’에서는 이러한 의도를 가지며 기록을 전승하고 계승하기 위해 인간이 기록을 하기 위해 도구로 사용했던 문자를 우리의 도구로 지정하여 우리를 기록하여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려고 한다.